[Book]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책의 향기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 8점
이지성.정회일 지음/다산라이프

 책 속에 길이 있다. 누가나 책을 많이 읽으면 좋다는 건 안다. 문제는 '어떤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와 '읽은 책의 내용을 어떻게 자신의 삶에 반영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일이 아닐까.

이 책은 2가지 의문에 대한 답을 모두 제시한다.

독서 시작의 1단계는 100일 동안 33권의 책을 읽은 일이다. 장르는 상관 없다.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책을 무조건 33권 읽으면 된다. 3일에 한 권 꼴이다. 책을 조금이라도 읽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의지가 있다면 무척이나 쉬운 미션이지만, 또한 무척이나 현실적인 제약이 많은 미션이기도 하다.

2단계는 자신의 직업이나 전공과 관계된 100권의 책을 읽는 일이다. 책을 뒤져봐도 기간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 걸로 봐서는 '정독'으로 기한에 구애받지 말고 읽으라는 뜻인가 싶다. 그 다음 단계는 성공한 CEO 10명과 인터뷰를 하는 일인데, 내가 보기에는 이 단계는 생략해도 될 것 같다. 직장인이 시간과 발품을 팔아 가면서 만나야 하는 CEO가 얼마나 될 것이며, 만나 본들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마지막 단계는 1년에 365권의 책을 읽는 단계다. 저자는 성공한 CEO의 책 100권, 정통 자기 계발 책 100권, 리더십을 기르는 책 165권을 추천한다.

예전부터 책을 많이 읽는다고 자부해 왔으나, 어느 순간 필름이 끊기 듯 뚝 독서가 생활에서 사라져 버렸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바야흐로 본격적인 '가장'의 모드로 진입한 이후부터다. 이 책을 읽고 나니까 다시 '인생을 바꾸는' 독서의 세계로 귀환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독서 의욕을 고취시킨다는 점에서 독서 가이드로써 최고의 책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Book] 맨발로 글목을 돌다. - 개인적 서사의 시대

맨발로 글목을 돌다맨발로 글목을 돌다 - 8점
공지영 외 지음/문학사상사

뭔가 거창한 서사를 바라기에는 시대가 많이 바뀌긴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만 해도 '태엽감는 새'에서 보여 줬던 만주 벌판을 가로 지르던 서사에서, '1Q84'의 작은 세계로 들어올 정도니 말이다. 그렇다고 그런 경향에 대해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지극히 사소설적인 내용이라고 생각되는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가 아마존에서 베스트 셀러가 되는 시대이니 말이다.

2011년 이상 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공지영의 '맨발로 글목을 돌다'는 작중 화자가 마치 작가인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개인의 이야기이지만, 그 작가가 만나는 "H" 라는 인물을 통해 서사의 장르를 획득한다. "H"는 젊은 시절 일본에서 북한에 납치되었다가 풀려난 일본인이다. "H"의 에피소드에,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 사건, 위안부 이야기까기 이어지면서, 개인의 삶 속에 투영되는 역사와 운명의 이야기까지 소설의 의미가 확장된다.

"운명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왜 착한 사람들에게만 저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나는 그것이 알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H를 만나고 나는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착한 사람들에게만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는 그들만이, 선의를 가진 그들만이 자신에 대한 진정한 긍지로 운명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걸 말이지요."

극중 화자의 이 말은 약간은 체념적이지만, 이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일수도 있겠다.

"어쨌든 한 인간이 성장해 가는 것은 운명이다."

라고 역시 극중 화자는 소설의 말미에서 결론짓듯 말한다.

작가의 자선 대표작 '진지한 남자'는 우리나라 문단의 세태를 풍자하는 듯, 작가 자신의 신산했던 과거의 회고록처럼 읽힌다.

우수상 중에는 엄마와 딸의 화해를 그린 정지아의 '목욕 가는 날', 금고에 갇힌 금고 털이범이라는 재미난 소재의 김언수의 '금고에 갇히다' 정도가 좋았다. 이야기가 있고, 대화가 있는 소설들은 재미가 있는데, 나머지 소설들은 (김경욱의 '빅브라더', 김태용의 '뒤에', 전성태의 '국화를 안고', 황정은의 '묘씨생', 김숨의 '아무도 돌아 오지 않는 밤') 좀 난해하거나 지루했다.


http://wiky.egloos.com2011-06-10T23:40:310.3810

[Movie] 소스코드 - 시지프스의 신화, 그리고 사랑. 영화 읽기


소스 코드
- 8점

던칸 존스

 이 영화, 왠지 익숙한 전개다. 과거에 접속해서 미래를 바꾼다는 설정은 '타임머신', '백튜더 퓨처', '나비 효과' 등에서 보아 왔던 익숙함이다.
그러나, 이 영화, 익숙하지 않은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물리학적으로(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배치되는) 설명이 안 되는 설정 대신, 8분 동안의 과거의 기억에 접속해서 현재를 알아 낸다는 양자 역학이라는 개념을 들고 나왔다.
내가 아는 양자 역학이란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 - 어떤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은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될 수 없다 - 가 전부인데, 그게 8분간의 과거 기억의 재생과 어떤 식으로 연관되는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현실 세계에 다차원의 시공간이 여러개 존재한다는 '평행 우주론'이 더 결말을 잘 설명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그런저런 복잡한 물리학 용어를 몰라도 상관없다. 실제 영화 보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으니까.

'더 문' 이라는 재기 발랄한 저예산 SF 영화로 대박을 친 감독 답게, 과학적 소재에 녹여낸 휴머니즘은 발군의 솜씨다. 주인공 콜트 스티븐슨을 연기한 제이크 질렌한은 영화를 보는 내내 '조지 클루니' 류의 잘 생긴 배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수행하는 끝이 없이 반복되는 8분간의 임무는 '시지프스의 신화'를 떠 올리게 한다. 시지프스 이야기는, 영화가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반전으로 등장한다.

비슷한 일을 끊임없이 되풀이해야 하는 현대인의 슬픈 현실을 투영한 것이라 생각하면 좀 슬퍼진다. 하나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어도, 현실에서 되돌아 오는 건 '다음 프로젝트'와 더 큰 성공을 기대하는 주변의 압박감이다. 개인적으로 더 큰 지위에 올라가게 되어 당장의 고난과 고단을 벗어났다고 해도, 이름만 다른 또 다른 누군가는 동일한 일을 해야 한다.

비록 시간의 무한 루프에 빠진다 해도, '사랑'을 지킬 수 있다면 새에 심장을 쪼이는 고통쯤은 감수할 수 있을까? 영화는 '해피엔딩'이자 '새드엔딩'으로 끝나지만, 영화관을 나오는 순간까지도 가슴 한 켠에 '아릿함'을 남겨 놓는다.


http://wiky.egloos.com2011-05-09T14:39:380.3810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