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글로리 마하펜 - 혁신은 어느 곳에든 존재한다 끄적끄적




결혼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름 '얼리어댑터'였는데, 정확하게 1년 반 전부터 내게서 '지름신'은 과거의 추억으로만 남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호기롭게 질러 봤던 물건이 '1세대 아이팟 터치'였으니 말 다 한거다.

그러던중, 단 돈 1000원짜리 국산 수성펜 하나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며칠 사이에 접했고, 이거야 말로 제대로 리뷰해 볼 수 있는 아이템이다 싶어서 며칠 전부터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1000원짜리 `마하펜` 대박…고시촌에선 "모르면 간첩" 한국경제
마하펜 불티···“없어서 못 팔아”강원일보

동네 문방구에 갔더니, 이제 막 주문했다고 없댄다. 우리 동네에서 구입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가 싶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와이프가 자주 쇼핑하는 동수원 뉴코아 아울렛 지하 사무용품 매장에 떡하나 걸려 있어서, 냉큼 업어왔다.

와이프가 자기도 써보고 싶다고 해서, 2개 사왔다.

직접 써 보니, 필기감이 괜찮다. 비싼 일제 제브라 펜에 못지 않을 정도다.

(수첩은 역시 또 하나의 국산 명품이라고 추천하고픈 가네쉬 슬림 포켓 데일리 노트북. 할인때 사서 단돈 2580- 성능은 플랭클린 다이어리 CEO에 못지 않음)

이 정도의 필기감에 가격은 단 돈 1000원이다. 아울렛 매장이어서 100원 할인해 주어서, 실제로는 한 자루 900원에 사왔다.

이 수성펜 한 자루를 보면서, '혁신'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 펜은 2년여 동안 투자한 5억원의 연구비를 들였고, 0.4mm 파이프팁을 펜 끝에 달아 일정한 굵기와 부드러운 필기감을 유지하게 하며, 몸체에 잉크를 담을 수 있게 설계해서 기존 수성펜의 필기거리 1000m의 다섯배에 이르는 5000m까지 쓸수 있다고 한다. (필거리는 일반 소비자들이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5000m가 안 되면 또 어떤가. 1000원의 가격에 이 정도의 제품력은 정말 대단하다.)   

이 불황의 시대에 딱 맞아 떨어지는, 시대의 Needs을 정확히 반영한 상품처럼 보인다. 일본의 고급 필기구에 밀려, 더 이상 국산 펜은 안 된다고 할 때에, 포기하지 않고, 5억원의 연구비를 쏟아부어 상품화한 저력도 놀랍다. (불황기에 R&D 연구비부터 먼저 깎는 회사들은 이 사례를 참조해야 한다.)

이 펜의 탄생에 얽힌 기술적인 이야기는 아래 사이트에 잘 나와 있으니 함 보시라.

하루 1만개 팔리는 모닝글로리의 마하펜의 경영비법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당연히 안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들 속에도 혁신의 아이디어는 숨어 있다.

0.3mm도 아니고, 0.5mm도 아닌 0.4mm 굵기를 구현한 것에서부터, 카트리지 타입이 아니라 펜 몸체에 잉크를 저장한 것, 불필요한 군더더기는 다 빼고 (아무런 치장도 없는 저 심플한 포장을 보라!) 정말 필요한 부분으로만 구성한 것, 그러면서도 정말 서민적인 착한 가격 1000원을 구현했다. (제조사가 이 정도의 반향을 일으킬 줄 몰랐기 때문에 가격을 2000원도 아닌 1000원으로 채택하지 않았을까? 불황기에 보기드문 소비자의 복이다.)

이런 착한 제품이 좀 더 많이 나와 주어야 한다. 기왕이면 국내 연구개발에 의해, 국내 생산에 의한 것이면 더 좋겠고.
(개인적으로는, 아이폰 같은 혁신 제품 + 혁신 Application 서비스가 국산화 되었으면 바란다. 거품을 쫙 뺀, 착한 가격이면 더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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