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요노스케 이야기 - 걸작 청춘 소설 책의 향기



처음에 렛츠리뷰에서 이 책을 신청할 때만 해도, '설마 될까?' 와 '그리 두껍지 않은 가벼운 소설' 이겠지 싶었는데, 책을 받아 든 순간 두 가지 예측 다 빗나갔음을 알았다. 487쪽 짜리의 두툼한 양장본이다. 이걸 언제 다 읽어 싶었는데,
출판사에서 저런 정성어린 메세지 - 좋은 서평부탁드리겠습니다 - 까지 적어 줬는데, 빈둥거리며 안 읽을 수는 없었다. 

예상과 빗나간 부분이 하나 더 있는데, 이 책은 무척이나 경쾌하고, 잘~ 읽힌다는 점이다. 맘 먹고 Working Day 하루 (8시간) 정도면 다 읽을 수 있다. 문장은 경쾌하고, 곳곳에 자연스러운 유머가 스며 있어서, 읽는 내내 행복한 기분일 수 있었다. 

이 작품은 18살 시골 소년인 요코미치 요노스케의 도쿄에서의 1년 동안의 성장기를 그린 내용이다. 전작인 '7월 24일 거리' 와 사뭇 다른 분위기였지만, '반짝반짝' 이다 못해 눈부시기까지 한 '청춘'의 이미지는 여전히 느낄 수 있었다. 

책은 술술 잘 읽히다가 페이지 60에 이르러 갑자기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분위기의 반전이 있다. 
*** 표시가 나오는 부분이다. 이해하는 데 한참이나 걸렸는데, 비밀의 문과 같은 "***" 표시는 영화로 치면 시간에 관련된 플래쉬 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요노스케 주변 인물들의 20년 뒤의 일상을 타임머신을 타고 가듯 잔잔하게 그려 놓았다. 요노스케의 18살~19살을 그리면서, 20년 뒤 (그 20년 뒤는 지금 현재의 오늘이다.) 를 그리는 모습은, 작가가 인터뷰에서 한 

"어떤 사람이 어떠한 계기를 통해 변화하는 다양한 내면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런 내용에 흥미를 갖고 있고, 등장 인물에 투영시켜서 쓰고자 한다" 

말을 그대로 작품으로 구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에 입학하여 도쿄에 막 상경한 요노스케는 어리벙벙하고 허둥대는 18살의, 낙천적이고, 다소 뻔뻔할 만큼 넉살좋은 성격의 소년이다. 대학에 와서 어이 없는 이유로 삼바 동아리에 가입하고, 호텔 룸서비스 아르바이트를 하고, 루라모치, 유이, 가토라는 동급생 친구들을 사귀고, 쇼코라는 다소 엉뚱한 부잣집 딸과 연애를 한다. 입한한 4월부터 그  다음해 3월까지 대학 1학년 생의 정신없이 바쁜 삶이 유쾌한 필치로 그려져 있다. 
요노스케의 긍정적인 삶의 에너지는 20년이 지난 뒤 그를 알던 모든 이들에게 '아.. 그 때의 그... 아이...' 라는 식의 삶의 여운으로 남고, 그 때를 회상하면서 잔잔한 웃음을 지을 수 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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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아닌 것 같은데."
"그럼 뭐죠?"
"으음..... 갓 상경했을 때보다......"
"때보다?"
"...... 빈틈이 없어졌다!?"
"빈틈?"
"그래, 빈틈."
"저기, 제 입으로 이런 말 하긴 뭣하지만, 저는 늘 사람들한테 '넌 빈틈투성이야'라는 말을 듣는데요."
"아, 물론 그렇긴 하지, 요노스케 군이 빈틈이 많은 건 확실해. 그렇긴 한데 그래도 그게 점점 채워진 것 같다고 할까...."
"왠지 어중간 하네요."
"맞아, 그렇게 어중간하지 않으면 그땐 정말로 요노스케 군이 아닌 거지. 그 부분을 잘 간직해야 해."
"어떻게 하면 어중간한 걸 간직할 수 있나요?... 아니, 잠깐만, 그보다 그런 건 간직하고 싶지도 않아요."
허둥거리는 요노스케를 보며 교코가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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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작가들의 소설은 대부분 좋아 한다. 그러면서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들이 최근 들어 굉장이 톤이 어두워지고 무거워진 점, 요시모토 바나나는 경쾌하기는 한데 너무 오컬트적인 요소가 많아서 일상성이 느껴지지 않는 점, , 오쿠다 히데오의 과장과 억지스러움, 아사다 지로의 신파와는 달리, 요시다 슈이치는 경쾌하면서도 일상적인 소재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나이가 들어서 번잡스러운 것들이 싫어져서 이런 건지도 모르겠다.)

한편으로, 한국 소설들에 만연돼어 있는 엄숙주의 (최근 김연수의 신작 단편 소설집을 읽다가 숨이 막힐뻔 했다! 왜 소설들이 항상 묵직하고, 문학적인 상징으로 똘똘 뭉쳐 있어야만 하는 걸까...)와 문단의 폐쇄성에 비하면, 일본 소설들의 다양성들은 우리 작가들이 배우고, 독자들도 그런(다양하고 경쾌한 소재의 한국)소설들을 구매하고 힘을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책에 딸려온 사은품 티슈~. 사소하지만, 너무 정겹고 귀여워서 한 컷 올린다. 

 
 <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 >   
렛츠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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