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인더풀 - 괴짜 의사 이라부 다시 출동하다 책의 향기



인 더 풀인 더 풀 - 8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은행나무

'오쿠다 히데오' 작가에 '양억관' 번역 정도면, 저자와 역자의 이름값만으로도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책이다. 게다가 이라부 종합 병원 신경과의 '이라부 이치로'의사와 육감적인 '마유미' 간호사 조합이다.

전작 '공중 그네'의 유머와 위트는 여전히 쿨하게 살아 있다. 과대망상증인 기획사 도우미, 음경강직증의 무역 회사 회사원, 심인성 스트레스 장애인 월간지 편집부 회사원, 휴대폰 문자중독 고등학생, 강박신경증의 프리랜서 논픽션 작가를 대하는 이라부의 치료 방식은 독특하다 못해 별나기만 하다.

그는 프로이트적으로 원인을 분석하거나 진지한 상담을 해 주지 않는다. 그저 마유미 간호사를 시켜 포도당 주사를 한 대 맞게 한 후, 환자의 증상을 강화시키는 쪽으로 치료를 한다. 담뱃불 때문에 화재를 걱정하는 강박 신경증 환자에게 담배 끊기를 권하는 게 아니라, 가스불, 전깃불, 자동차는 어떻게 할거냐며 오히려 신경증을 증폭시킨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말도 안되는 것 같은 이라부의 치료법은 대부분 효과를 발휘하고, 적어도 환자들이 자신의 증상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회복시켜 준다.
바보같고 기인같은 이라부는 어느 순간엔가 진정한 '명의'가 되어 있기도 한 것이다. 비록, 그의 환자들이 드러내 놓고 인정하지는 않더라도 말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누구나 저마다의 심리적 외상과 강박증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그런 것들은 '내가 남과 다르면 어떡하나' 하는 군집 이탈의 두려움과 자기비하에서 비롯된다.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은 '이라부'의 처방처럼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부끄러워 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엽기 의사 이라부는 이성과 욕망의 억누름에 대항하는 '디오니소스'의 현생적 이미지일수도 있다.
정해진 규칙대로 틀에 얽매어 살아가는 나로서는 한번 쯤은 그가 제안하는 일탈의 유혹에 귀가 솔깃해질지도 모르겠다.

낄낄대며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유쾌한 소설이다.
/.



http://wiky.egloos.com2010-05-05T13:02:20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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