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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판사를 하다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온 변호사 강우석. 대학을 나오지 않은 고졸 변호사라는 이유로 같은 변호사들끼리도 어울리기가 쉽지 않다. 시대는 전국에서 부동산 투기 붐이 불기 시작하는 시기로 그는 부동산 등기 전문, 세무 세법 전문 변호사로 많은 돈을 번다. 그 사건만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는 그저그런 돈 잘 버는 속물 변호사로 계속해서 살았을 것이다.
시대는 또한 부당하게 권력을 찬탈한 정권이 안녕을 위해서 굵직한 공안 사건을 기획하던 때로, 마음의 빚이 있던 국밥집 대학생 아들이, 구타와 고문에 의한 거짓 자백으로 공안 사건의 범인으로 억울하게 몰리는 상황이 벌어지자, 변호인으로 나서게 된다.
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정의감이나 공명심이 아니라, 부당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는 일념 하나뿐이었다. 사건의 정황을 조사하면서 그는 자신이 그동안 알았던 세상은 보이는 것에 불과할 뿐이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부당한 권력에 온 몸으로 맞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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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정치인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이전의 삶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 을 읽은 사람은 다르겠지만, 그가 어떻게 부산의 대표적인 인권 변호사가 되었는지, 그가 어째서 삶의 긴 기간 동안 흔들림없이 약자에 편에 서는 뚝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세밀화처럼 잘 그려낸 영화이다.
5,6공 청문회의 슈퍼스타로 깜짝 등장한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는 그도 보통 사람이며 생활인이었고, 정치인이 되기 전부터 오랫동안 정의의 편이었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내 아들, 내 자식들은 부당한 공권력에 고통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나섰던 30년 전의 그와 같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2014년 지금 이 만큼의 모습이라도 되어 있지 않나 싶다.
물론, 여전히 가야할 길은 많이 남아 있지만 말이다.
<양우석 감독/ 송강호,김영애,오달수,곽도원,시완 주연 /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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