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은교 - 젊음이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듯, 나이 듦도 자연일 뿐이다 책의 향기



은교 - 8점
박범신 지음/문학동네


욕망 혹은 갈망. 예술과 집착, 사랑과 애욕, 늙음과 젊음, 신의와 배신, 혹은 그 모든 것의 이야기. 70대의 시인 '이적요'는 30대의 '서지우'와 스승과 제자 사이다. 적요는 평생 시만 써온 도도한 시인이고, 서지우는 3권의 소설을 써 낸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고요한 그들의 생활에 17살 여고생 '한은교'가 끼어들고, 그들 사이의 미묘한 감정 대립은 시인과 소설가의 삶을 파국으로 치닫게 한다.

 

이적요 시인의 개인 변호사  Q는 시인의 사후 1년 후 개봉하라는 시인의 노트를 열게 된다. 그 노트에는 시인이 은교를 사랑했으며, 서지우를 죽였다는 놀라운 자기 고백이 들어 있다. 은교를 통해 전해 받은 서지우의 일기를 입수한 Q는 시인과 소설가 사이에 있었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게 된다.

 

저자 박범신은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은 한달 반만에 '폭풍'처럼 쓰여 졌으며, 밤에만 쓴 글이므로 독자들도 밤에만 읽어 달라는 당부를 보냈다. 굳이 낮과 밤을 가릴 필요가 없는게, 이 소설은 읽기 시작하면 질주하듯 읽힌다.

 

독자들을 자극할 만한 소재들 - 로리타 신드롬, 살인, 예술과 타락 - 등등이 흥미롭게 연결되어 있고, 추리소설처럼 후에 일어나는 일들을 궁금하게 만드는 구조여서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다.

 

나이가 든다고 욕망은 없어지지 않고, 어떠한 욕망들은 더 강해지기도 한다. (이룰 수 없는 욕망을 갈망이라고 불러야 할까?)

 

 

노인은, 그냥 자연일 뿐이다. 젊은 너희가 가진 아름다움이 자연이듯이. 너희의 젊음이 너희의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것이 아닌 것처럼,

 

노인의 주름도 노인의 과오에 의해 얻은 것이 아니다.

 

(-- 책 속에서)

 

나이 듦의 성찰과 계획을 다시금 요구하는 텍스트로도 읽었다.

한편으로 쓸데 없는 상상이겠으나, 시인이 비아그라 같은 현대 의학의 도움을 받았으면 그토록 갈망하던 사랑을 이룰 수 있었을까 생각해본다.

 

'은교'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이상 같은 것, 혹은 첫사랑 같은 의미로, '서지우'는 현실과 이상의 커다란 벽, '이적요'는 끊이지 않는 인간 번뇌의 상징처럼도 읽힌다.

 

인간이 서로를 파멸의 길로 이끌지 않기 위해서는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방법밖에 없다. 주위를 돌아보지 않는 아집과 독선이 선한 인간의 영혼을 갉아먹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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