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Active Senior 전성시대 책의 향기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8점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열린책들

 '알란 칼손'. 2005년에 100세가 되는 한 노인의 좌충우돌 모험 이야기. 평범해 보이는 이 노인은 100세가 되던 날, 생일 파티를 피해 창문 넘어 목적지 없이 도망을 친다. 가까운 역에서 한 멍청한 갱으로부터 트렁크 하나를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는데, 그  백에는 어마어마한 것이 담겨져 있다.

 

2005년부터 시작하는 현재의 이야기와 1905년부터 있었던 주인공의 믿기 어려운 이야기가 나란히 전개된다.

 

약하고 힘이 빠진 노인이지만, 주인공은 스페인 내전에서부터 2차 세계대전, 핵무기 개발, 6.25 전쟁, 프랑스 68혁명, 미소의 군축 감소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현장에서 직접 뛰고 영향을 미친 사람이다. 작가의 입담이 얼마나 능청스러운지 이 이야기들이 진짜라고 해도 믿을 정도이다. 가히 '스웨덴판 포레스트 검프'라는 평이 무색하지 않다. (오히려 스케일은 훨씬 더 크다!!)

 

그가 현대사와 세계를 두루 거치면서 만난 인물만 해도 프랑코, 트루먼, 쑹메이링, 장칭, 마오쩌둥, 스탈린, 김일성, 김정일, 드골, 존슨 등으로 20세기 현대사를 들었다 놨다 한 사람들이다.

 

 

 

 

<이미지 출처: Google>

 

그가 일생동안 돌아다닌 곳만 해도 스웨덴 → 스페인 → 미국 → 중국 →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이란  → 러시아 모스크바 → 블라디보스토크 → 북한 → 발리 → 프랑스 → 러시아 → 스웨덴으로, 파란만장이라는 표현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다.

 

예전 같았으면 100세는 더 이상 기대할 것 없는 인생의 정리기로써, 존재감이이 없는 나이이나, 요즘엔 좀 다른 의미일수 있겠다. Active Senior라고 하는 새로운 Silver 계층이 사회의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 일본에서 나왔다는 0.9의 나이 법칙도 의미있게 다가온다. 의학과 생활 수준의 개선으로 요즘의 나이는 액면 그대로의 나이가 아니라, 0.9를 곱한 나이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즉 50세의 체감 나이는 45세, 60세의 체감 나이는 54세, 70세의 체감 나이는 63세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책 속의 주인공의 나이는 100세로, 이 법칙에 넣어도 좀 많기는 하다.)

 

주인공 알란 칼손이 Active Senior의 한 전형을 보여 주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주체적인 삶을 살고, 언제나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 말이다.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겪었던 모험과 위기 속에서 몇번의 죽음의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주인공의 그런 삶의 태도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적지 않은 분량의 책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흔치 않은 작가의 데뷔 나이 (48세) 만큼 흔치 않은 소재의 흡입력 있는 소설이다. 영화로도 컨버전된다고 하니 (게임으로 나와도 재미 있을 듯. 각국의 정상들과 식사하고 대화하고, 역사를 뒤바꾸는 묘미라니..) 누가 주인공이 될지, 어떤 흥미로운 역사 장면들이 연출될지 자뭇 기대가 된다.

 

이미 늦거나, 너무 늦은 것은 없다. 자, 자신의 앞을 가로 막는 창문을 뛰어 넘을 준비가 되었는가?

 

<책 속에서>

 

o 세상 만사는 그 자체일 뿐이고, 앞으로도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자체일 뿐이란다.

 

o 뒤죽박죽 그 자체인 이 사건 가운데서 진실을 찾아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점점 더 강해지는 걸 느꼈다. 그냥 이 상태 이대로가 좋았다. 왜냐하면 인생 만사는 그 자체일 뿐이고, 그 자체로 온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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