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투명인간 - 우리시대 서민에게 바치는 오마쥬 책의 향기

투명인간 - 8점
성석제 지음/창비

성석제와 유시민. 최근 이 두 사람의 책을 읽었다. 소설가와 전직 정치가로 서로 다른 영역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지만 묘하게 닮았다. 59년생과 60년 생으로 태어난 해도 닮았다. 두 사람 모두 최근작으로 고단하고 힘들었던 현대사를 살아온 그 시절 그 사람들을 어루만져주는 작품을 써 냈다.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평을 듣는 소설가 성석제의 이번 작품은 그 이전까지의 작품과는 다른 묵직한 울림이 있다. 해학의 영역에서만 두각을 나타냈던 작가가 이제 서사의 영역까지 아우르는 작품을 써 냈다. 모르긴 몰라도 이 작품은 성석제 소설뿐 아니라 2010년대 소설의 기념비적인 작품이 될 만한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몇번 씩이나 울컥 감정이 솟구치는 경험을 겪었고, 책을 덮은 그 순간에는 무엇인가 '힐링'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른바 '산업화 시대'를 고단하게 헤쳐 온, 지금 장년층이 된 어른들의 삶을 어루만져 주는 내용과 디테일들로 가득 차 있다.

'김만수' 라는 주인공의 출생에서부터 소멸(투명인간이 되는)에 이르기까지의 일대기를 주변 인물들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고 있다. 신경숙씨의 '엄마를 부탁해' 와 비슷한 구성 방식이다. 신경숙씨의 소설이 우리 시대의 모든 엄마들의 이야기라면 성석제씨의 이 소설은 그 엄마의 '아들'의 이야기다.

일제시대 시대의 만행을 피해 외딴 시골의 화전민으로 정착한 할아버지의 손자로, '김만수'는 비상한 머리를 지닌 형 '백수'와 누나 '금희','명희', 동생 '석수', '옥희'의 여섯 형제중 세째로 태어났다. 한 평생을 남을 속이거나 남에게 해 되는 행동을 한 적 없이 우직하고 착하게만 살아온 주인공과 주인공의 가족 및 주변 인물들은 월남 파병, 유신, 70년대 도시화, 구로 공단, 80년대 민주화, 노동 운동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 속을 헤쳐 나간다. 실제 모든 서민들의 삶이 그러했듯이 해피엔딩이 아닌 새드 엔딩에 가깝지만, 여전히 '희망' 이라는 것의 존재를 주인공 '김만수'를 통해서 읽을 수 있다.

소설 말미의 작가의 말이 의미 심장하다.

"소설은 위안을 줄 수 없다. 함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뿐, 함께 느끼고 있다고, 우리는 함께 존재하고 있다고 서서 보여줄 뿐."

* 이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쯤 되지 않을까 싶다. 스케일이 좀 커서 제작비는 제법 많이 들 것 같다.

 

* 지난 17대 대선때 많은 40대50대들이 여당의 후보를 찍었다. 그 후보를 찍은 것이 아니라, 그 후보로 상징되는 60~80년대의 고난했던 자신들의 노고에 대해 표를 던졌다는 해석이 있다. 이 소설 속의 '김만수'의 삶을 응원하다 보니, 그 해석에 공감이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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