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 김성근 감독, 그 진솔한 마음속 이야기 책의 향기



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 8점
김성근 지음/이와우

 2009년 한국 시리즈에서는 SK와 KIA가 우승을 다퉜다. 아마 그 때 SK 팬들을 제외한 다른 구단의 팬들은 모두 KIA를 응원했을 것이다. 그 만큼 그 해에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는 악의 축으로 통했다. 미워하는 이유는 다양했다. '재미 없는 야구를 한다', '선수를 혹사 시킨다', '한국 야구를 퇴보 시킨다' 등등의 온갖 악평이 그의 이름과 함께 했다.

그 다음 해인 2010년에 SK는 삼성을 상대로 한 번 더(구단으로서는 3번째) 우승을 한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 해에 우승을 다퉜던 SK의 김성근 감독과 삼성의 선동렬 감독은 타의에 의해 구단을 떠나게 된다. 김성근 감독의 그 이후의 행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허민' 이라는 구단주가 이끄는 대한민국 최초의 독립 야구단 '고양 원더스'를 맡아 선수들을 키우는 일에 전력 투구 하게 된다.

비록 '고양 원더스'의 실험은 KBO을 비롯한 기존의 기득권 층에 밀려 3년만에 깃발을 내리고 좌초하게 되었지만, 김성근 감독의 야구를 향한 사랑, 선수를 위한 헌신과 애정은 여전히 빛나고 있다.

그리고 여기, 인간 김성근의 이야기가 있다. 2013년 1월에 출간 된 책이어서 세월이 조금 흐르긴 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인간 김성근에 대한 오해를 낱낱이 풀 수 있게 되었다.

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그러나 조직은 필요에 따라 리더를 버리기도 하고, 사람을 버리기도 한다. 김성근 감독은 몇번이나 조직에게서 버림 받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언론에서 떠드는, 혹은 외부에서 비치는, 감독의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성격 때문이었을까, 아니었다. 김성근 감독의 죄라면, 자신의 윗선에 맞추어서 자신의 몸을 사리고 선수들을 대한 것이 아니라, 선수들을 위해서라면 때로는 자기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윗선에 맞선 죄 밖에 없다. 

조직을 관리하는 관리자에게는 4가지 유형이 있다. 위에 잘 하고 아래에 못하는 관리자, 위에 못하고 아래에 잘 하는 관리자, 위에도 잘 하고 아래에도 잘 하는 관리자, 위에도 못하고 아래에도 못하는 관리자. 조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랫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4번째가 최악이고, 2번째가 최선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위에 잘 하고 아래에 못하는 관리자'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위에 못하고 아래에 잘 하는 관리자'는 아랫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지언정, 그 조직에서 오래 버티지를 못한다. 김성근 감독이 매번 그렇게 좋은 성적을 내고도 한 구단에 오래 못 있었던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이 책에 나오는 그의 제자들 - 최동수, 양상문, 최정, 이진영, 류택현, 신윤호, 이한진, 김광현, 윤재국, 정대현 - 은 하나 같이 그를 그리워하고 칭찬한다. 비록 힘들었지만, 그 모든 것이 선수를 위한 것이었음을 알았고, 감독과 함께 했던 그 시절이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고 지금의 그들이 있을 수 있었다고 이야기 한다. 

왜 그토록 그가 승리에 집착했는지는 책을 읽어 보면 알 수 있다. 프로는 성적으로 말하는 것이고, 야구에서의 성적은 곧 승리다. 일단 승부에서 이겨야 선수들이 선수 생활을 할 수 있고, 연봉을 받을 수 있고, 그 연봉으로 그들의 생계를 꾸려 나갈 수 있다. 

재미있는 야구란 곧 '이기는' 야구다. 그가 떠난 후 모든 구단이 다 그의 경기 방식, 그의 승리를 위한 세세한 전술들을 모방했다. 지금은 그 누구도 그런 식의 야구를 재미 없는 야구라고 비난하지 않는다. 

진정한 리더란 없고, 군림하려는 보스만 판을 치는 이 시대에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온 몸으로 보여준 김성근 감독. 
그의 다음 행보가 사뭇 궁금해 진다. 그리고 어떤 길을 가든, 앞으로는 그를 응원할 것이다. 


<책 속에서> 

o 감독을 하고 있는 한 내가 최소한 5~6명은 살릴 수 있다면 나는 살린다. 선수들은 가장이다. 선수 한 명을 살리면 그 가족들을 살리는 거다. 그러니 내 마음이 간절해진다. 어떻게든 그 선수를 육성시켜 빛을 보게 해 주고 싶다. 내가 욕을 먹더라도 그렇게 재기한 선수들이 잘 생활할 수 있게 된다면 나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도와주는 게 아니라 당연한 일을 하는 거다. 감독은 자신의 몸으로 모든 상황에 부딪쳐야 한다. 나는 이걸 '몸으로 갖다 댄다'고 말한다. 과한 표현이 아니라 진짜다. 내 몸을 갖다 대서라도 선수들 길을 열어주고 선수들을 보호해야 한다. 

o 모든 분야를 세심하게 보고 변화에 민감하지 않으면 리더가 될 수 없다. 남에게는 헌신하되, 자신에게는 혹독한 것. 그것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리더의 참 모습이다. 

o 리더는 항상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 사람의 가치를 먼저 알아 채고 그 가능성을 발굴하는 것은 다시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리더의 필수 덕목이다. 하지만 대개의 리더들이 여기서 더 나아가지 못한다. 어렵게 발굴된 선수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금방 시들고 만다. 리더에게 '인내'가 없어서다. 가능성을 발굴하는 건 어찌보면 간단한 것이다. 그 정도의 눈을 가진 리더는 많다. 하지만 많은 리더들이 발굴한 다음에 기다리지를 못한다. 그게 문제다.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하면 금방 그 사람을 포기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 

o "게임은 선수가 하는 거고, 승패는 감독이 책임지는 거다." 

o 물론 인내가 좋은 결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것을 다른 사람들은 실패라고 부를 거다. 하지만 리더는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실패가 아니라 승리를 위한 인내다. 승리가 조금 멀리 있을 뿐이다. 

o 내가 버릇처럼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있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운명이 바뀌고, 운명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생각이 그 만큼 중요하다. 인생이 바뀌는 출발점이 생각에 있다. 

o 그러나 요즘 세상은 너무나 쉽게 사람을 '소모품'으로 생각한다. 쉽게 쓰고 쉽게 버리려고 한다. 성과를 낼 때는 '가족'이었다가 어려움에 처하면 제일 먼저 그 '가족'부터 버린다. 누가 그런 조직을 위해 헌신하겠나. 모두가 당장 내일의 불안 때문에 그저 자기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급급해질 뿐이다. 점점 이기적으로 변해간다. 하지만 그 구성원을 탓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사는 구성원도 고통일 거다. 조직은 더 큰 불행이다. 그런 조직이 제대로 성장할 수 없는 건 뻔하다. 잘나가는 것처럼 보여도 쉽게 한계에 부딪치고 속은 썩어간다. 위기가 닥치면 금방 무너진다. 

o 지금 나는 고양 원더스에 와 있다. 다 알다시피 고양 원더스는 한국 최초의 독립 구단이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지 못하거나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들로 꾸려진 팀이다. 가혹하게 말하면 버려진 선수들이다. 
하지만 나는 이 선수들을 '어차피'에서 '혹시'을 넘어 '반드시'에 속하는 선수로 만들고 싶다. 어차피 안 되는 선수, 혹시 될까 싶은 선수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되는 선수로 말이다. 2012년에는 프로 팀으로 5명을 보낼 수 있었다. '어차피'를 '반드시'로 만들기 위해 전력투구를 한 결과였다. 나는 여전히 이 선수들을 어떻게 하면 더 성장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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