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30일 인문학 - 직장인의 생존 철학, 모든 선택에는 의미가 있다 책의 향기



30일 인문학30일 인문학 - 8점
이호건 지음/21세기북스(북이십일)

회사에서의 일이 잘 안 풀리고, 내 자신의 능력에 회의가 들 때, 예전에는 주로 `자기 계발서`를 찾아 읽었다. 책의 저자들이 제시하는 대로 따라가지는 못하더라도, `그래, 나도 마음만 먹고 조금만 애쓰면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어` 라는 자기 암시를 걸 수 있어서 나름의 위안으로 삼았다. 그러나, 자기 계발서의 저자들이 모두 그 만큼의 자기 계발을 해서, 즉 본인들은 자기 책에 쓴 대로의 삶을 살았을까, 라고 질문하면서 따지고 보면 자기 계발서의 한계는 분명 하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 있나`, `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찾으려면 `자기 계발서`가 아니라 `인문학`을 공부해야 한다. 인문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인간에 대한 본질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나, 막상 일반인들이 다가서기에는 인문학은 너무 `어렵다`. 이 어렵다는 것은 우리나라 교육의 폐해일지도 모르겠다. 중,고등학교 학창 시절에 철학의 본질에 다가서지 못하고, 시험에 나온다는 이유로 철학자들의 이름과 철학 사조의 흐름, 연도순만 주구장창 외웠기 때문에, 정말로 철학하는 이유에 대한 답은 없이 그렇게 지나왔기 때문이다.

이 책은 친절하게도, 직장인들의 직장 생활하면서 하는 고민들을 인문학적, 철학적 관점에서 풀어서 해석해 준다. 그 고민들의 철학적 의미와 방향까지 안내해 준다. 즉, 저만치 떨어져 있는 철학의 의미를 바로 코 앞까지 끌어 당겨서 생각 나는 대로의 답이 아닌 본질적인 의미를 깨닫게 해 주고, 그 답도 제시해 준다.

이를 테면 이런 것들이다.

상사의 지시대로 한 행동에 내 책임은 없는 것일까 라는 소주제를 보면, 사장의 지시로 인력을 감축하라는 지시를 받은 인사팀장인 권부장, 권부장은 시키는 일이니까 어쩔수 없다고 하지만, 과연 권부장에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는 걸까 라는 상황이 있다. 정해진 답은 없는 문제이지만, 저자는 칸트의 윤리관과 사르트르의 존재의 철학, 한나 아렌트라는 철학자의 ˝철저한 무사유` 개념을 끌고 온다.

o 인간의 자유에 대한 사르트르의 사유는 칸트와 큰 차이를 보인다. 칸트는 인간이 가진 자유의 범위 내에서만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았다. 물론 사르트르도 자유와 책임의 관계를 부정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르트르는 인간의 자유를 극한까지 추구함으로써 책임도 무한한 것으로 보았다. 즉, 인간에게 자유는 무한하기 때문에 책임도 무한하다는 것이다.
그는 전쟁조차도 자유에 의해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쟁에서 무고한 희생자는 없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원치 않는 전쟁에서 벗어날 자유가 있기 때문에 전쟁에 참여한 이상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살이나 탈출에 의해˝ 전쟁을 선택하지 않을 자유가 있기 때문에 전쟁으로부터 스스로 도망치지 못한 사람은 ˝전쟁을 선택한 것˝이다.

또 다른 예로는 업무와 직장 생활에 익숙해 져서 존경하던 선배의 말이 거슬리기 시작한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라는 주제에 대해서는 임제의 철학을 가져 온다.

o 안이건 밖이건 만나는 것은 무엇이든지 바로 죽여버려라.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친척을 만나면 친척을 죽여라, 그렇게 한다면 비로소 해탈할 수 있을 것이다.
...
임제는 부처나 부모 등 모든 권위가 집착을 낳는다고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일체의 권위로부터 벗어나야만 비로소 해탈에 이를 수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30가지 주제들을 풀어 놓았다. 어떻게 보면 인문학 요약본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책은 초보를 위한 인문학 안내서이자 가이드로서 읽을 만하다.
 
실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든지, 그 선택에는 의미가 깃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소, 더 나아가서는 책에 소개된 철학자들과 인문학자들의 저작과 사상을 좀 더 깊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책 속에서>

o 맹자는 최선을 다하고도 나쁜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자신의 도道를 다하고 죽는 것이 올바른 명命˝이라고 말한다.

o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자기 자신으로 살고 싶다면 사회적 정체성이 아닌 개인적 정체성을 가꾸고 계발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o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점은 `현재`다. 인생이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이루어지는 삶의 조합이다. 시간의 현재성인 `지금` 그리고 공간의 현재성인 `여기`에서 이루어지는 삶에 따라 인생이 만들어진다.

o 엄 부장은 주로 명령하고, 박 차장은 주로 순종한다. 권력 의지를 나타내는 방식이 다른 것이다. 엄부장은 명령을 내림으로써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저야 하는 부담도 함께 진다. 반면 박 차장은 순종함으로써 그러한 부담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롭다. 명령을 내릴 때 감내해야 하는 위험성은 자기 자신에 대한 명령에서도 나타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가 자신에게 명령하는 것은 언제나 무언가를 거는 행위여서, 얻을 수도 있고 잃을 수도 있는 주사위 놀이와 같다. 결과가 좋을수도, 나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자신의 존재 전체를 잃을 수도 있다.

o 우리가 구체적인 상황과 관련하여 진실을 찾을 수 없을때에만, 그리고 우리를 이 진실 찾기로 몰고 가는 어떤 폭력을 겪을 때에만 우리는 비로소 진실을 찾아 나선다. 누가 진실을 찾는가? 바로 애인의 거짓말 때문에 고통받는 질투에 빠진 남자다.

o 마주침은 우리에게 사유하도록 강요하고 참된 것을 찾도록 강요한다. - 프루스트와 기호들

o 스피노자에게 삶의 주체란 자신의 삶을 유쾌하고 즐겁게 증진시키려는 의지, 즉 코나투스conatus를 가진 주체라고 할 수 있다. 스피노자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사물에는 존재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 힘을 `코나투스`라고 불렀다.

o 하위징아에 따르면, 노동은 수단과 목적이 분리된 것이고, 놀이는 수단과 목적이 결합된 것이다.

o 철학에서 당신의 목적은 무엇인가? - 파리에게 파리통에서 빠져나갈 출구를 가르쳐 주는 것.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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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iky.egloos.com2014-09-21T03:07:48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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