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나는 누구인가 -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책의 향기



나는 누구인가 - 6점
강신주 외 지음/21세기북스(북이십일)


이 책은 2013년 가을 학기에 경희 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개최된 제3회 인문학 공개 강좌의 강연 내용을 담고 있다. '강신주, 고미숙, 김상근, 슬라보에 지젝, 이태수, 정용석, 최진석' 등의 우리 시대의 유명한 인문학자 (혹은 인문학에 대해 정통한) 들이 '나는 누구인가' 라는 주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해서 나름대로의 시선으로 풀어 내고 있다.

책의 1부는 '나는 누구인가' 가 주제다. 철학자 강신주는 자본주의에 대처하는 인문학의 방법론을 통해, 고전 평론가 고미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몸과 돈'의 관계 정립을 통해, 연세대학교 신과 대학 김상근 교수는 페르시아 키루스 대왕, 그리스인 페리 클레스, 이탈리아의 카스트루초 카스트라나카니의 생애와 활동에 대한 소개를 통해, 인제대학교 인간환경미래연구원 이태수 원장은 소크라테스의 삶과 플라톤의 작품 '향연'을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주제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책의 2부에서는 '어떻게 살 것인가' 에 대해, 슬라보에 지젝, 최진석 서강대 교수,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가 나름의 시선으로 안내를 하고 있다. 슬라보에 지젝 교수는 한국 사회의 특수성 - 극단적인 개인화와 케이블링된 사회의 공존 - 과, 세계 각국의 다양한 실례를 통해 공적 영역이 사적인 영역에 의해 무너진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메세지를, 정용석 교수는 장자, 윤편 등의 동양 고전과 함석현 선생의 '자기로부터의 혁명'에 대한 설명과 함께 거침 없이 표현하는 자기 자신으로서의 삶에 대해, 마지막으로 정용석 교수는 과학자답게 유전적인 확률에 의거해 이 세상에 하나뿐인 고유한 생명 존재로써의 '나'를 증명함으로써,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해법을 이야기 한다.

책의 내용 중에 냉장고가 우리의 재래 시장을 없앴고, 생활 속의 인식하지 못하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가져 왔다는 주장이나, '삶에 대한 태도가 곧 나'라는 것, '내가 도달한 깊이 만큼이 나' 라는 문구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왔다.
결국은 우리가 속해 있는 이 사회 체제 - 자본주의- 로부터 하나의 존엄으로써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느냐는, 자기 자신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완전함을 위해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

인문학이어서, 인문학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두루뭉술함이 있다. 결국은 개개인마다 다 다른 사람을 다루는 학문이고, 그 각각 다른 사람에 대해 완전하지 않은 '말'로써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구절구절 마다는 공감하게 되지만, 책을 덮고 나서 머릿속에 확실히 '이것이다' 라고 남는 것이 없는 것은, 학문의 속성일수도 있겠고, 책에서 제시하는 그 만큼의 인문학적 성과를 내 몸과 마음으로 '체화'하지 못한 탓일 수도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o 집집마다 거대한 크기의 냉장고를 들여놓음으로써 재래 시장이 붕괴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냉장고에서 음식과 식재료를 오래 보관할 수 있게 되면서 매일 집 앞 시장에 갈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편리하게만 생각했던 냉장고가 대재벌들이 우리에게 자본을 각인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매체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o 이성복 시인의 에세이 중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정말 시적인 표현입니다. 이성복 시인은 김수영 시인 이후로 산문과 운문이 동시에 되는 참다운 지성인 중 한 명이지요.
"일상적인 삶은 느낌에서 사실로, 위험에서 안전으로의 끊임없는 이행이다. 예술이 진정한 삶을 복원하기 위한 시도라면 예술은 일상적인 삶과는 반대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다. 즉, 사실에서 느낌으로. 안전에서 위험으로."

o 인문학의 위기를 말하는 요즘, 한편으로는 인문학이 자칫 '힐링의 도구'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심리학적 힐링을 부정한다기보다 인문학적 성찰과 힐링이 같은 의미로 해석됨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때문이다. 힐링은 겉으로 드러난 상처와 아픔을 건드리고 치유하는 일인 반면 인문학은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 가령 '나는 누구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짐으로써 인간됨에 대한 성찰을 끌어내는 일이다. 인문학은 힐링도 아니고 이데올로기 비판도 아니다. 인문학이 추구하는 기본 가치는 어떻게 하면 인문학적 삶을 통해 통찰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것은 나 자신에게 진실한 삶, 이웃과 더불어 사는 도덕적인 삶, 그리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멋진 삶과 의미 있는 죽음을 위해 사는 삶이다.

o 우리가 제일 고민해야 할 인문학의 가장 기초적인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 에 대한 성찰입니다. 이것은 진실된 참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그래서 '진,선,미의 인문학' 중에서 진眞에 해당하는 '진리의 성찰'인 것입니다. 두번째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이웃과 더불어 사는 도덕적인 삶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고민과 성찰입니다. 이런 선善에 해당하는 인문학의 기본 성찰을 위해서 우리는 합리적으로, 또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도덕적 판단은 이성에 기초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인문학의 과제는 '어떻게 죽느냐' 즉 탁월함의 추구를 통해 얼마나 창조적인 삶을 살고, 그리고 얼마나 멋지게 죽느냐 하는 미美에 대한 과제입니다. 의미 있는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멋진 삶을 살아야 가능합니다. 멋진 삶은 창조적인 삶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죽느냐의 문제는 어떻게 창조적인 삶을 탁월하게 살아가느냐의 문제인 것입니다.

o 자기 자신이 누군인지를 알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우리 자신을 사랑해야 합니다.

o 결국 훌륭한 사람이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부분에서 자신을 사랑해야 하는 것일까요? "올바른 일을 행하는 것"에서 남들보다 앞서라는 것입니다. "절제하는 일"에서 남들보다 앞서란 것입니다. "탁월성을 따르는 것"에서 남에게 지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런 일을 행하는 사람이 바로 참된 인간입니다.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우선 자신을 기쁘게 하며 또 다른 사람에게도 유익을 끼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것이 우선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우리를 인생의 주인으로 만들어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유익을 끼친다는 뜻입니다.

o 자신이 도달한 그 깊이와 높이의 간격만큼이 곧 자기 자신의 함량입니다. 그 만큼의 세계가 내 것이 되는 것입니다. 그 함량을 지탱하는 것은 이념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힘이며 이 힘은 곧 욕망입니다. 이 힘을 가진 주체, 모든 사건의 주인이 되어 이 힘에서부터 출발하는 사람이 바로 자신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존엄한 존재로 새롭게 등장한 나는 존엄한 활동을 하게 되고, 윤리적 힘을 가진 주체로 탄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


덧글

  • 지성의 전당 2018/07/03 22:51 # 삭제 답글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77876
    ‘나는 누구이며 무엇이다’를 기본적 자기 정의로 전제하고서 ‘나는 누구이며 무엇인가?’라는 ‘존재’적인 측면의 의문을 해결하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문을 해소시키기 위해서는 육신과의 동일성으로 비추어진 ‘지금의 나’ 즉 ‘나는 누구이며 무엇이다’라고 전제로서 여기고 있는, 그 믿음을 먼저 해체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정말 ‘나’는 누구이기는 한 걸까?
    정말 ‘나’는 무엇이기나 한 걸까?
    지금까지 당연시 여기고 있던 이것이 정말 ‘나’일까?

    ‘지금의 나’에 대한 믿음을 먼저 해체하는 것이 진정으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을 해체하고 나면, 남는 것은 오직 “나는 누구인가?”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측면에서 “나는 누구인가?”는 지극히 상식적이며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 출처 : 불멸의 자각 www.uec2018.com

    정말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궁금하시면
    '불멸의 자각' 책을 추천해드립니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서 가장 잘 나와 있습니다.
  • Wiky 2018/07/07 22:17 #

    광고글은 환영하지 않지만, 또 다른 시각의 경험일수 있기에 그냥 두겠습니다. 다양성이 또한 인문학의 하나의 특성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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