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채피 - 누가 뭐래도 이 영화는 걸작이다 (스포 있음) 영화 읽기




최근에 나온 이 영화에 관한 기사로는 CNN이 선정한 2015년 상반기 밍한 영화 중의 하나라는데, '망한'의 기준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기사에 따르면 4900만 달러의 제작비를 사용, 북미에서 3,160만 달러와 해외 7,05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 인데, 어쨌든 흑자가 나면 영화는 안 망한거 아닌가?)

전작 '디스트릭트 9'이 워낙 기대치에 비해서 호평받은 걸작이어서, 감독의 두 번째 영화인 이 영화에 대한 잠정적인 기대치가 매우 높았나 보다. 디스트릭트 9을 만든 그 감독이 만든 영화가 아니라, 그냥 영화 자체로만 보면 이 영화는 재미있기도 하고, 생각할 거리도 있고, 감동도 있는 영화다.

머지 않은 미래의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 치솟는 범죄율로 인하여 '스카우트' 라 불리는 로봇 경찰이 도입되고 치안은 안정을 되찾는다. 로봇 경찰을 설계한 천재 엔지니어 '디온'은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고 성장하는 인공 지능을 탑재한 '채피'를 탄생시킨다. 채피에게 약점이 있다면 인공지능이 심어지기 전의 전투에서 맞은 총에 의해 배터리가 눌어 붙어 수명이 일주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 범죄 조직의 말단 급인 닌자와 요란디에 납치된 채피는 갓난 아기처럼 교육을 받으면서 성장한다. 채피의 설계자 디온은 채피가 선하고 착한 존재로 커가길 원하지만, 닌자는 채피를 이용해 한탕 크게 한 번 하고 도망가려는 생각을 한다. 한편 디온과 같이 일하는 빈센트는 자기가 설계할 로봇이 인정을 못 받고 프로젝트가 폐기될 위기에 처하자, 도시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음모를 꾸민다.

단순한 줄거리지만, 좀 더 확장을 하면 신과 인간의 관계로 이야기를 확장 시킬 수 있다.


                  <영화 초반 부>















영화 초반부는 위의 설정대로 신이 인간을 창조하듯이 설계자가 채피를 창조한다. 채피는 신학 개념에서 인간이 그랬듯이, 설계자의 의도대로, 설계자의 생각대로만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그 나름의 삶이 전개된다.

                      <영화 종반 부>















영화의 종반부에는 이외의 반전이 있다. 채피는 마음을 디지털 신호로 변형하는 방법을 알아 내고, 그 방법으로 채피 자신과 설계자와 엄마의 마음을 새로운 육체에 담는다. 일찌기 은하철도 999에서 철이가 꿈꾸던 죽지 않는 영원한 삶을 실현시키게 된 것이다.

이런 컨셉으로 본다면, 과연 '신'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신이라는 존재도 인간이 관념적으로 만들어 낸 존재는 아닐까, 최초의 설계자는 초월적 존재일까, 그냥 자연적인 현상의 하나 (진화론) 라고 보아야 할까 등등의 철학적 주제에 다가가게 된다.

골치 아픈 주제를 다 떠나서 단순히 킬링타임용으로만 즐기기에도 영화 자체는 나쁘지 않은 액션 영화류에 속한다.

채피가 진짜 로봇이 아니라 샬토 코플리라는 배우의 모션을 이용한 CG 였다는 사실도 나중에 알았는데, 대단한 연기였던 것 같다. (발로 연기하냐, 무슨 움직임이 기계 같냐 라는 연기자에게는 최고의 찬사였을 듯. -_-;;)
 
닌자와 요란디 역할을 좀 더 대중적이고 외모가 더 뛰어난 사람으로 했으면 영화가 좀 더 대중성을 가지게 되었을까, 그랬을 수도 있지만 감독 특유의 칙칙한 B급 영화의 느낌은 나지 않았을 것이다. 막대한 자본 투입에 비해 감독은 자가 영화 스타일을 바꾸지 않았다. 영화의 규모가 커지면 연출 스타일도 바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몇가지 사소하게는, 

디온의 회사내 라이벌이자 음모를 꾸미는 악당으로 나오는 휴 잭맨의 헤어 스타일만 좀 멋있었어도 영화가 좀 살았을 걸.
로봇 회사 사장역으로 나오는 시고니 위버의 이미지를 좀 더 살렸어도 좋았을 걸.

하는 등등의 아쉬움은 있지만, 기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영화를 감상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영화이다.

< 닐 블롬캠프 감독 / 휴 잭맨, 샬토 코플리, 데브 파텔, 닌자, 요란디, 시고니 위버 주연 / 평점: ★★★★ >






덧글

  • saiwasai 2015/07/26 17:19 # 답글

    채피를 보지 못해 글은 못 읽었지만, 그렇게 까이는 엘리시움, 프로메테우스를 역대급으로 재밌게 본 사람입니다. 뭐든지 케바케이겠지요. :)
  • Wiky 2015/07/27 09:48 #

    그렇죠. 결국엔 자기 자신의 기준이 중요하죠. 저는 출장 다녀올때 비행기에서 이 영화를 봤는데, 재미있게 봤습니다.
  • 지나가던한량 2015/07/26 17:36 # 답글

    영화의 손익분기점는 제작비의 2배 정도로 잡는 게 일반적입니다. 마케팅 및 배급비용을 포함하거든요.
    채피의 저 숫자를 어림하면 5천만 써서 1억 번 거니, 본전치기나 겨우 한 수준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제작비가 적다는 걸 생각하면 더더욱이지요.
  • Wiky 2015/07/27 09:50 #

    그렇군요. 순 제작비외에 마케팅 비용을 생각하면 영화는 손익 분기점을 겨우 맞춘 수준일수도 있겠군요. CNN에서 언급한 걸로 봐서는 미국내에서 영화에 대한 초기 기대치가 높았던 모양입니다. (북미 기준으로는 제작비도 못 뽑은 영화가 되어버리네요.)
  • EuN 2015/07/28 01:53 # 답글

    전 이거 굉장히 재미있게 봤는데 의외로 리뷰가 혹평이 많아서 놀랐어요 :p 너무 올드패션 이라는데 디스트릭9 때도 그렇고 실제로 비슷한 사건이 벌어지면 사람 하는짓은 절대 안 변할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당 ^^;;;
  • Wiky 2015/07/30 00:00 #

    헐리우드의 기존 액션 블록버스터 문법에 익숙한 분들이 혹평을 주로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라는 장르가 일종의 보편성을 확보해야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거니까요,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경험한다는 재미와 의미도 있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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