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e] 채식주의자 책의 향기


 2005년도 '이상문학상' 수상작은 한강 작가의 '몽고반점' 인데, 이 소설집의 3부작 -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 이 모두 연결된 이야기로, 모여서 장편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책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해서 (기억하지 못한다면 안 읽었다고 보는게 맞다. 머릿속에 남아 있지 않은 책이란 설령 읽었던들, 읽은게 아니다.), 작가의 맨부커상 수상 소식 이후에 e-Book으로 구입해서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소설은 어느 순간, 느닷없이 육식을 거부하게 된 '영혜' 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세 명의 화자 - 영혜의 남편, 영혜의 형부, 영혜의 언니 - 가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삶의 폭력성은 사실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잠재되어 있는 것일 것이다. 그것을 '일상'이라는 이름 너머 극단까지 밀고 나가느냐 마느냐는 사람마다의 선택의 문제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한편으로 '삶의 열정' 이라는 또 다른 이름이어서, 열정을 포기하고 빛을 잃고 살아갈 것인가, 한번이라도 좋으니 불살라 볼 것인가 하는 판단의 순간도 포함하게 된다.

보통의 사람은 사회 규범과 일상이라는 테두리 내에서 안주한다. 일상을 깨트리기 위해서는 극단의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 에너지를 감당하기에는 보통의 의지를 넘어서는 임계점이 필요하다.

주인공 영혜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서 자기 파괴적인 피동과 수동의 입장으로 점점 떨어지다가, 마지막 순간 자신의 의지로 '나무'가 되고 싶어 한다. 어쩌면 '나무'가 된다는 것은 타인과 완전히 독립해서 서게 되고, '스스로의 목숨을 스스로 거두는' 것을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으로 바라보는 실존주의 철학으로 해석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모든 여성은 결혼을 하게 되면 '식물'이 되거나 '동물'이 된다. '곰'이 되거나 '여우'가 되거나. 주인공 영혜는 너무 '식물'의 극단까지 가게 된 것 같아 안타까웠다.

모든 남성은 결혼을 하면 '로봇'이 되어야 한다. 하나의 가정을 온전히 지키는 로봇. 그 로봇이 자신의 가정을 넘어서는 '인간적인 감정'을 다른 대상에게 느끼게 된다면, 그 결말은 파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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