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The Book] 책의 향기



 '한명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하나의 마을이 필요하다' 말이 있다. (광고에서 듣기로는 아프리카 속담이라고 한다.) 그렇게 온 마을이 필요한 정도의 리소소가 필요한 육아를 온전히 한 가정에게, 엄마에게만 맡기려고 하니 모든 문제가 발생하는 거다.

여자는 태어날 때부터 불평등하게 태어난다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불평등을 조장하는 것은 사회적 구조와 시스템의 문제이다. 모든 문제를 남자 대 여자의 대결 구도로 몰아가는 것은 책임을 전가시키려는 지배층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책에 나오는 82년생 김지영 씨의 삶은 전형적인 우리나라 여성의 삶의 모습이다. (이 소설은 소설이라기 보다는 다큐라고 봐야 할 정도다.) 너무나 평범하고 보편적이어서 더하고 뺄 것이 하나도 없다.

시대가 좀 다르긴 한데, 이 책의 대척점에 서 있는 책이 '윤영무' 기자가 썼던 '대한민국에서 장남으로 살아가기'가 아닌가 싶다. 그 책과 요즘 시대가 다르다고 느끼는 지점이 있다면 그것은 2004년과 2017년의 사회의 변화 발전의 차이일 것이고, 이 책 '82년생 김지영'에서 느꼈던 모순과 부당함은 그 시간만큼 또 지나고 나면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을 것이다.

부조리와 불합리를 개선할 노력이 필요한 것이지, 젠더 대결로 몰아가서 여성으로서의 차별의 크기만큼 남성에게서 뺏어 온다는 접근법은 잘못되었다고 본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남성과 여성 모두가 행복해지는 사회가 결국은 우리의 지향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노력이 범 사회적, 범 국가적 노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국가적 (소멸) 위기 상황은 결코 개선 되지 않을 것이다.

<책 속에서>

o 서른 전후로 보이는 직장인들이 모여서 김지영 씨와 같은 카페의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얼마나 피곤하고 답답하고 힘등지 알면서도 왠지 부러워 한참 그들을 쳐다보았다. 그때 옆 벤치의 남자 하나가 김지영 씨를 흘끔 보더니 일행에게 뭔가 말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간간이 그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나도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커피나 마시면서 돌아다니고 싶다..... 망충 팔자가 상팔자야...... 한국 여자랑은 결혼 안 하려고......

 김지영씨는 뜨거운 커피를 손등에 왈칵왈칵 쏟으며 급히 공원을 빠져나왔다. 중간에 아이가 깨서 우는데도 모르고 집까지 정신없이 유모차를 밀며 달렸다. 오후 내내 멍했다.

<작품 해설 중에서>

o 엄마가 되면서 개인적 관계들이 끊어지고 사회로부터 배제돼 가정에 유폐된다. 게다가 아이를 위한 것들만 허락된다. 아이를 위해 시간,감정,에너지,돈을 써야 하고, 아이를 매개로 한 인간관계를 맺어야 한다. 엄마가 아닌 자신을 드러내면 엄마의 자격을 의심 받는다. "내 생활도, 일도, 꿈도, 내 인생, 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 같다. 아이를, 다음 세대를 키우는 것은 여성의 의무가 아니라 사회의 의무인데, 개별 가정에서 대부분 엄마가 '독박육아'를 하고 있는 현실에 분노가 치민다.

< 조남주 지음 / 2014년 초판 발행 / 민음사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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