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살아갈 당신에게 [The Book] 책의 향기



 1911년에 태어난 저자는 일본의 유명한 의사이다. 일본의 의료계 혁신을 위하여 많은 공헌을 하였고, 100세가 되어서도 저술 활동과 강연을 하는 등 100세 시대를 사는 새로운 삶의 모습의 전형을 보인 사람이기도 하다.

그가 삶의 방향을 이타적으로 수정한 결정적인 사건은 1970년도의 '요도호 사건'이다. 일본 적군파 9명이 일본 항공 비행기를 납치하여 북한으로 가고자 했던 희대의 사건의 승객 인질 중의 한명이었다. 피랍 사흘만에 풀려난 그는 '앞으로의 인생은 자신에게 생긴 덤이라고 여기며 남을 위해 살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이 책은 2017년 7월에 105세의 나이로 숨지기 3개월 전에 혼신의 힘을 다하여 많은 이들에게 살아가는 힘이 되고자 남긴 마지막 메세지다. 음악적으로 인연이 있었던 '와지마 도타로'라는 음악 프로듀서가 질문을 던지고, 히노하라가 구술한 내용을 담았다. 질문의 내용은 가볍지 않고 질문에 대한 답은 100세 이상을 산 현인 답다.

첫 질문부터 묵직하다. '105세가 되신 히노하라 선생님, 죽음이 무섭지 않나요?'. 저자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아침에 눈을 떳을 때 살아 있다는 것이 진심으로 기쁘다. 살아 있으니까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다양한 만남이 있다. 105세가 되었어도 아직 미처 모르는 자신이 많아서 그런 미지의 자신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슴 설렌다.'
'우리는 죽음으로부터 도망질 수도 없고 도망치지 않아도 된다. 죽음만 응시하거나 또 죽음에 대해 눈을 돌리지 말고 그저 지금 살아 있는 자신의 삶을 반짝반짝 빛나게 만들자. 그것이 죽음과 하나 된 삶을 사는 것이다.'

'남의 시선이 신경 쓰입니다. 자연스럽게 자기답게 사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누구나 이렇게 되고 싶다 하는 자신의 모습이 있다. 그 이상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자신이 싫어지고 자포자기한다. 그러나 누가 받아들여주지 않아도 그대로의 당신을 소중히 하자. 있는 힘을 다해 살고 있는 자신을 받아 들이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뜻대로 되지 않는 환경도 받아들인다. 세상에는 자신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것과,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다. 바꿀 수 없는 현실속에서 진심을 담아 살았을 때 분명 신이 함께 해준다. 그렇게 믿고 내맡기자.'

히노하라 시게아키는 일본 최초로 완전 독립형 호스피스 병동을 만들고, 일찌감치 세이로카 국제 병원에 건강검진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전까지의 일본 의료계로서는 혁신적인 시스템이었다. 그에 대한 소회가 인상적이다. 이 책의 주제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 당시에는 주위가 이해하지 못해도 진짜 가치 있는 것, 아름다운 것은 시대가 반드시 알아보고 그 뒤를 따라온다. 역사의 평가를 감당할 만한 강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진짜란 '한계가 없는 것, 끊어짐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한 때의 유행에 영향 받지 않고 영원히 메세지를 전달 할 수 있다.'

삶에 정해진 방향은 없다고 해도 보편적인 방향성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위대한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은 없다. 그러나 이렇게 삶을 충실하게 살다간 사람들이 전하는 메세지 만큼은 한번 더 짚어보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건조하지만, 읽어볼 만한 책이다.

< 히노하라 시게아키 지음, 홍성민 옮김 / 2017년 초판 / 서울 문화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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