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The Book] 책의 향기



 무라카미 하루키의 젊은 시절 (1982년과 1985년 사이)에 쓰여진 단편 소설집이다.
그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소설들에서 '옛날' 이라는 시간의 느낌이 없는 걸 보면, 시대상을 반영한 이야기가 아니고, 비교적 모던한 감각으로 쓴 글이라는 것을 알수 있다. 최근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의 원작이라고 해서 이 소설집이 주목을 받는 모양이다. 책에 실린 두 번째 작품 '헛간을 태우다'가 영화의 원작이 된 단편이다.

첫번째 작품인 '반딧불이'와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는 스토리가 어디서 많이 본 듯한데, 바로 작가의 메가 히트 베스트셀러 '노르웨이의 숲 (한국 초판에서는 '상실의 시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라는 장편의 모티브가 된 작품이다.

고등학교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어느날 '갑자기' 자살하고, 주인공은 친구의 여자 친구와 사귀게 된다. 그러나 그 여자친구도, 나도 알수 없는 진한 상실감과 외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노르웨이의 숲'에서의 주인공 '와타나베'와 여자 주인공 '나오코', 친구 '기즈키'의 에피소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들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련 연방이 해체되면서 '이념의 해체'가 가속화 되던 1990년대에 대학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무엇 하나 확실한 것 없는 시대에, 특유의 모던함과 쿨함이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던 것이리라.

작품집에 실린 '춤추는 난쟁이'는 잔혹 동화 '분홍신'을 연상케 하고, '비오는 날의 여자 #241,#242'는 아무런 이벤트와 결말이 없는 포스트 모더니즘스런 단편이다.

어느 작품이나 막힘없이 쉽게 읽힌다.
간만에, 저 아득한 20대 때의 모호함속으로 빠져, 마음의 근육이 이완되는 경험을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저, 권난희 옮김 / 문학동네 / 1984년 일본판 초판, 2010년 한국판 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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