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리처 [The Movie] 영화 읽기


 잭 리처 네버 고 백 (2편) 감상 이후에, 그렇다면 전편(1편)은 얼마나 더 재미있을까 해서 찾아 본 영화이다. 좀 더 젊었던 시절의 (2012년 개봉작이니..) 탐 크루즈가 등장한다.

홍콩 영화에 '성룡'이 있다면, 헐리우드 영화에는 '탐 크루즈'가 있다. 원래는 액션 성향의 배우가 아니었을텐데,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성공 이후에는 그에게는 항상 액션 스타라는 타이틀이 따라 다닌다. 그리고 그가 펼치는 액션은 스턴트를 최대한 자제하고 직접 몸으로 보여 주는 액션이 많다 보니 그 만큼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경향도 있다.

이 영화는 액션 영화로 불리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액션 스릴러 탐정 영화쯤 되겠다.

잭 리처가 어떤 캐릭터인가는 영화에 마지막 쯤에 용의자의 대화에 나온다.

"일테면 경관이예요. 옛날엔 그랬어요. 그에게 법은 상관 없어요. 증거도 신경 안 써요. 무엇이 옳은지만 상관해요."

데미 무어와 함께 군 수사관으로 나오는 걸작 영화 '어 퓨 굿 맨' 이후로, 그에게는 진실을 갈구하는 정의의 수사관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그런 그가 군에서 퇴역해서 은퇴 생활은 이런 식으로 하지 않을까 싶은 모습이 이 영화에서 그려진다.

이라크 전에서 퇴역한 전직 스나이퍼가 저지른 끔찍한 민간인 저격 살인 사건에 용의자의 요청으로 합류하게 된 잭 리처는 사건을 조사해 가면서 진짜 범인은 따로 있을 것 같다는 의심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실체적 진실에 다가갈수록 그가 만났던 모든 이들이 점점 더 위험해 진다..

잭 리처가 악당들을 상대로 정의를 구현하는 방식이 바로 미국의 그것임을 알 수 있다. 바로 '힘에 의한 정의의 구현' 말이다.

가끔씩 헐리우드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 볼 때가 있다. 주인공의 총에 맞아 쓰러지는 '악당'들은 그저 단순한 순수한 '악'의 집합체일 뿐일까? 그 중에는 혹시 사연이 있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이를테면 우발적인 사고로 어린 나이에 감옥을 갔다 온 사람이 있다. 그런 그가 복역 후 생계를 유지하고자 하나, 정상적인 범주의 직장을 구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범죄 집단에서 일하게 되는데... 하는 스토리...  

가만, 이렇게 적다 보니 이 이야기는 '베이비 드라이버'의 주인공 이야기다. 그렇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어떤 식으로든 영화로 만들어 진다.

금발의 매력적인 여주인공과 뭔가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팽팽한 긴장감 (썸?)), 영화는 그저 그냥 건전하다. (=15세 관람가) 그런 쓸데 없는 연애 장면이 안 나오는게 탐 크루즈 영화의 전반적인 특색인것 같기도 하다.

복잡하지 않은 트릭들과 적당한 액션.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괜찮은 영화지만, 미션 임파서블 류의 경쾌하고 화끈한 영화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닥일 수 있다. (이 영화의 감독이 미션 임파서블의 고스트 프로토콜과 로그네이션을 감독하긴 했다.)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 / 탐 크루즈, 로저먼드 파이크 주연 / 2013년 1월 (한국) 개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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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로그온티어 2018/09/28 05:01 # 답글

    원작을 보셨는 지 모르겠지만, 제 경우 원작이 더 재미졌습니다. 하드보일드 탐정물의 느끼함과 알게 모르게 스며드는 패배감을 단칼에 잘라내고 시원하고 본능적으로 진행되는 작품이었거든요.

    그리고 잭 리처란 캐릭터가 -아마 네버 고 백의 책 뒷면에 써져있던가 했는데- 정의를 고민하는 성격이 아닙니다. 그냥 자기가 싫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싫어서 그 사람들을 가볍게 따콩(?)한다 수준?;;

    물론 '내가 싫어서 할 뿐'이란 말은 문제가 많습니다. 윤리적 도덕적 질문을 던질 때 "내 꼴리는 대로 하는 거다"라고 답변해버리니 데꿀멍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답변이니까요. (언급하신대로 힘으로 묻는다는 표현이 정확하십니다.) 다만 그게 주는 시원함과 사사로운 것은 없앤 것이 잭 리처의 묘미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를 이용한 오락과 그를 둘러싼 음모에 집중했지만 품격은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오락소설이었죠
  • Wiky 2018/09/29 11:15 #

    원작은 읽어 보지 못했습니다. 원작자인 리 차일드의 'One Shot' 이라는 소설을 충실히 영화로 옮겼다는 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원래 원작의 잭 리처는 190이 넘는 거구로 나온다는데, 주인공의 외모에는 차이가 많이 나네요. 로그온티어님 말대로 원작 소설의 잭 리처 시리즈도 재미있을것 같네요. 언제 기회가 되면 읽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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