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의 작품성은 두번째 치더라도, 시류를 잘 만난 영화임에는 틀림 없다. 한일간의 갈등이 극에 달해 있는 지금, 민족 정서를 건드리는 이 영화는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고대의 전투에서 현대의 전투에 이르기까지, 적은 수의 군사가 많은 수의 적에게 대항하는 방법은, 지형지물을 이용한 매복밖에 없다. '죽음의 골짜기' 까지 적의 주력을 유인해 낸 지략의 승리가, 곧 전체 전투의 승리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영화의 완성도를 평하는 이들은 일본군(악당)의 성격이 지나치게 단편적으로 그려졌다는 점, 불사신 주인공 (총알도 피해가는), 뻔하게 예상되는 전투의 전개 등을 지적한다. 이 영화는 상업 영화라는 점과, 큰 줄기에서는 실제 있었던 역사를 배경으로 했지만, 디테일에서는 연출가의 상상이 가미되었다는 점을 감안하고 영화를 봐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보았고, 울컥해지는 장면도 몇개 있었다. 이성을 떠나, 정서적으로 감성적으로 이끌리는 부분이 있다. 이는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일 것이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를 이끈 홍범도 장군은, 말년에 소련에 편입되어 카자흐스탄에서 생애를 마감했다. 김좌진 장군이 우파였던 데 비해, 좌파 성향이었기 때문에 한동안은 우리나라 독립 역사에 있어서 배척되고 잊혀진 존재였다. 시대가 바뀌어 정당한 평가를 받는 상황이 되었다. 영화상에서는 최민식이 연기를 했는데, 짧은 등장 장면임에도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영화의 팔할은 '황해철' 이라는 인물을 연기한 유해진이 이끌어 간다. 서민의 얼굴을 한 그가 어떻게 독립군이 되었는지, 왜 독립군 활동를 지속해 나가는지, 왜 독립운동의 성공을 확신하는 지 잘 그려냈다. "독립군의 숫자는 파악할 수 없다. 오늘의 농사꾼이 내일은 독립군이 될 수도 있기에"라는 그의 말은, 우리 민족의 저력을 믿는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내가 독립 운동은 못했어도, 불매 운동은 한다' 라는 요즘의 반일 불매 운동의 뿌리는 그 시절부터 깊숙히 자리잡은 우리 민족의 주체성과 의지에 기인하는 것일 수도 있다.
감성 충만한 감동적인 영화였다.
< 원신연 감독 / 2019년 개봉 /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주연 >











덧글
영화의 완성도는 0.1%가량 아쉬움이 남지만 감동을 주기엔 부족함이 없었고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봐야하는 영화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