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만든 세계 [The Book] 책의 향기




 부제는 '세계사적 텍스트들의 위대한 이야기' 이다. 기원전 최초의 스토리텔링 텍스쳐부터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에 이르기까지 활자화 된 문학이 역사상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거시적인 관점에서 서술한 책이다. 작년에 읽었던 '은유가 된 독자'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책과 글'에 관한 주제 의식뿐 아니라,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지적 활동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책의 역사를 더듬어 가면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나오고,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시 서사시', 예수의 '성서',소크라테스의 '대화',부처의 '금강경',공자의 '논어'로 이어지며, 필사로 전해지던 책은 인쇄술의 발달로 또 다른 역사로 이어진다.

구텐베르크의 '성서',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밴저민 프랭클린의 '미국 독립 선언서' 등은 문화적인 변화 뿐만 아니라 거대한 사회의 서사를 바꾸는 역할까지 했다.

이 책이 돋보이는 점은 '제자 문학', '스승 문학' 이라고는 하는 범주로 예수,공자,소크라테스,부처의 삶을 묶었다는 점과, 주류 문학이 아닌 제3세계 문학에도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서 균형을 잡았다는 점이다. 보통은 잘 언급되지 않는 마야 문명의 '포폴 부', 무라사키의 '겐지 이야기', 소련 아흐마토바의 '진혼곡', 아프리카의 '순자타 서사시', 카리브해의 시인 '데릭 윌컷'등 평소에 우리가 쉽게 접해지 못했던 작품들을 다룬다.

최초로 달궤도를 유인 우주선으로 탐사했던 아폴로 8호의 승무원들은, 전 세계적으로 생중계되고 있는 방송에서 뜬금없이 창세기의 첫 부분을 낭독했다. 1968년 미국과 소련의 우주 탐사 경쟁이 냉전의 또다른 형태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인간의 이성과 과학이 달이라는 자연을 정복하는 상징적인 사건의 한복판에서 보먼,러블,앤더스 3명이 번갈아 가면서 낭독했던 성경의 구절들은 방송을 듣는 5억 지구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과학의 시대, 영상의 시대에도 성경과 같은 '근본 텍스트'들은 우리의 삶을 바꿀 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은 세상과 문학,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거시적으로 성찰하는 길라잡이 역할을 해 주었다. 글의 힘, 문학의 힘은 어느 시대건 위대하다.

<마틴 푸크너 지음, 최파일 옮김 / 2017년 초판, 2019년 번역 / 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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