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월광보합 + 선리기연 [The Movie] 영화 읽기



  1994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특수 효과는 요즘 영화에 비할바 못되겠지만, B급 정서로 잘 버무린 사랑과 인연에 관한 걸작 영화이다. 정신없이 산만하게 진행되어 도대체 이 영화가 무슨 이야기를 하나 싶은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더 또렷해지는 주제 의식에 감동 받았다.

월광보합은 달빛을 받으면 시간을 거슬러 타임 슬립을 할 수 있는 장치이다. 담삼장을 먹으면 불로장생할 수 있다는 요괴들의 꼬임에 넘어간 손오공이 말썽을 피우자 관세음보살이 나타나 손오공을 죽이려고 한다. 그러자 삼장은 제자를 잘 못 가르친 스승의 죄라 하여 스스로 희생하여 손오공에게 500년 뒤에 환생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500년뒤 '지존보'라는 도적 두목으로 살고 있는 사막에 춘삼십랑과 백정정이라는 두 여인이 찾아 오고, 지존보와 백정정의 500년간 이어진 인연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지존보는 춘삼심랑의 계교에 자결하는 백정정을 구하려고 월광보합의 타임 슬립을 반복하던 중 500년 전으로 되돌아가 자하선사를 만나게 된다.

선리기연은 자하 선사와 지존보의 인연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를 보다 보면 '동사서독'과 '중경삼림'의 패러디가 나오기도 한다. 지존보가 죽은 후에 관음보살 앞에서 읊조리는 대사는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이자, 당시 홍콩 영화가 쌓아 올린 금자탑이라 할 만하다.

"진정한 사랑이 눈 앞에 나타났을 때 난 이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지. 그리고 그걸 잃고 나서야 크게 후회 했소. 인간사 가장 큰 고통은 바로 후회요. 만약 하늘에서 다시 기회를 준다면, 사랑한다 말하겠소. 기한을 정하라 한다면, 만년으로 하겠소."

<유진위 감독/ 주성치, 오맹달,막문위,주인 주연 / 1995년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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